품사
한국어의 품사는 흔히 아홉 가지로 분류된다.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형용사, 관형사, 부사, 감탄사, 조사가 그것이다. 이들 중 명사, 대명사, 수사를 명사 하나로 묶고, 동사,형용사를 동사로 묶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전자의 분류 체계에 따라 나누어 각 품사의 특성을 간단히 설명하되, 편의상 그 성질이 비슷한 동사와 형용사, 관형사와 부사를 한 항목에 묶어 설명하고자 한다. 감탄사의 설명은 생략하며, 조사는 장을 달리하여 제5장에서 다루기로 하겠다.
1. 명사
한국어의 명사는 일반적으로 뒤에 격조사를 동반하고 문장 속에 나타난다. 즉 격조사를 후치시킴으로써 명사의 문법적인 기능이 표시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명사의 문법적인 기능은 꼭 격조사가 있어야만 표시되는 것은 아니어서, 다음 (1b)나 (1c)에서와 같이 격조사가 생략되기도 한다.
(1) a. 민호가 수미를 사랑한다.
b. 민호가 수미 사랑한다.
C. 민호 점심 먹었니?
명사는 계사(; copula)'이다'와 연결됨으로써 문장의 서술어로 가능하기도 한다. '이다'는 '나는 학생)이다. 이고, 이니, 이니까' 등으로 이를 어간으로 하여 어미변화를 하는 점에서 동사나 형용사와지만, 어간에 해당하는 '이'가 동사나 형용사 어간과는 달리 개념적 의미를 갖지 못하고 명사의 문법적 자격을 표시하는 기능만을 하며, 토 마치 조사처럼 명사에 밀착되어 명사에서 분리되는 일이 없다. 그에 따라 한국어 문법서에서는 일반적으로 '나는 학생이다'에서 '이다'만을 따로 서술어로 다루지 않고(따라서 이때의 '학생'을 보어로 다루지 않고) '학생이다' 전체를 서술어로 다룬다.
명사는 '새 직장, 여러 나라, 이 가방'에서처럼 관형사(또는 관형어)의 수식을 받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조사는 명사 이외의 형식에도 결합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관형어의 수식을 받는다는 점이 오히려 명사의 더 큰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다음 (2)에서처럼 파생명사와 동명사가 똑같이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에 '-음, -기'를 결합한 형태여서 그 품사의 구별이 어려울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무엇보다 관형어의 수식 여부로써 양자를 구별할 수 있다. 즉 파생명사는 관형어의 수식을 받고, 동명사는 부사의 수식을 받는 점에서 양자가 구별되는 것이다.
(2) a. 그는 호탕하게 웃음으로써 어색한 상황을 벗어나 보려고 했다. (동명사)
b. 그의 호탕한 웃음은 보는 사람까지 즐겁게 한다. (파생명사)
한국어의 명사 중에는 기능상으로는 엄연히 명사이면서도 자립성이 없어서 단독으로는 문장에 나타나지 못하고 반드시 관형어의 수식을 받아야만 하는 종류가 있다. '것, 이, 분, 데, 줄, 수, 때문, 따름, 뿐, 김, 리' 등과 같은 의존명사가 그것이다.
(3) 가진 것을 다 내어 놓아라.
대명사
대명사는 조사가 붙어서 문법적인 기능이 표시된다든지 관형어의 수식을 받는 점에서 그 통사적 성질이 명사와 공통되는 점이 많다. 먼저 한국어 대명사의 대표적인 형태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1) 1인칭: 나, 저;우리, 저희 2인칭: 너, 자네, 당신, 댁, 어르신;너희 3인칭: <사람> 얘, 이이, 이분;걔, 그이, 그분(그) ; 쟤, 저이, 저분<사물> 이것; 그것;저것<처소> 여기; 거기;저기재귀칭: 자기, 저, 당신
한국어의 대명사에는 경어법의 구분이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그 중 2인칭의 구분은 매우 복잡하여 이에 대해서는 나서중에 따로 다루기로 하겠다. 1인칭 중 '저'(단수)와 '저희'(복수)는 스스로를 낮추어 말하는 겸양칭이다. 친구한테 말할 때는 (2a)처럼 말할 것을 선생님이나 할아버지한테 말할 때는 (2b)처럼 말해야 하는 것이다.
(2) a. 나(우리)는 안 가겠다.b. 저(저희)는 안 가겠어요.
1인칭 대명사 중 '우리(저희)'는 단순히 복수형이라고 할 수 없는 특이한 용법이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 가족이나 가정을 가리킬 때는 단수형 '나의 / 내'를 쓰지 않고 '우리'를 써서 ‘우리 아버지, 우리 언니, 우리집', 심지어 '우리 마누라'와 같이 표현한다. '내 집'도 가능하지만 그것은 가정(home)이 아니라 건물(house)로서의 집을 가리켜서, '내 집 마련'은 자기 소유로 등기된 집을 갖는다는 의미가 된다. 또 '우리 나라, 우리 동네, 우리 선생님'처럼 나라, 동네, 선생님 등도 공동의 소유로 표현한다. 이같은 예들은 영어에서라면 모두 'my'로 표현될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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